[영국생활] 영국에 살면 좋은 점들

2019.02.13

안녕하세요~

IEN NCUK 11기

셰필드 화학과의 노예 이은표 입니다.

지난 한 달여간 겨울 방학 여행 다녀오랴 1학기 시험 준비하고 치랴 이래저래 바빠서 오랜만에 글을 쓰게 되었네요.

이번에는 '영국에 살면 좋은 점'에 대해서 한 번 얘기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18화 '집주인 고소하기' 글에서도 그렇고 19화 '영국 한국 문화차이' 글에서도 그렇고 영국의 안 좋은 부분들만 상당히 언급한 것 같아 좀 마음이 그렇드라구요.

그래서 밸런스를 맞추고자 이번에는 좋은 부분들을 한 번 언급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예쁜 거리와 건축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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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익히 알고 계시듯이, 영국의 거리들은 대게 예쁜 전통 건물들로 가득 합니다.

한국의 질서 없고 난잡한 건물들로 (특히 간판들!) 어지럽혀진 거리들을 보다가 영국의 예쁘고 웅장한 건물들이 늘어선 거리를 걷고 있자면 '아! 내가 유럽에 와 있구나!'라는 기분이 들며 괜히 들뜨곤 합니다.

물론, 사진 찍기에도 더할 나위 없이 좋죠. 저는 SNS를 거의 안 하는 편이지만, 우리 인스타 중독 수준의 친구들에게 영국은 단연 세계에서 손꼽힐 만한 배경 무대입니다.

참, 하지만 이 예쁜 건물들과 거리들도 늘 보다보면 아무래도 감흥이 점점 덜 해지는 건 맞습니다. 그래도 또 가끔씩은 '캬~ 내가 참 예쁜 곳에 살고 있구나'라는 기분이 새삼스럽게 들며 카메라를 꺼내 들 때가 있습니다.

2. 퀄리티 높은 맥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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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맥주들은 대게 맥아를 추출해서 물과 혼합하는 방식이죠. 그래서 차게 먹을 때에는 시원한 청량감과 목넘김이 나름 감동을 주지만 조금만 식어버려도 영 맛이 밍밍해져 버립니다.

요즘은 한국에서도 제대로 발효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맥주가 나오고 있긴 합니다만, 비주류이죠.

영국의 맥주 그리고 또 영국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다양한 유럽의 맥주들은 제대로 발효를 해 만들어진 아주 퀄리티 높은 기가 맥힌 맥주들입니다.

따뜻하게 식어도 그 깊은 맛과 풍미가 계속 남아있고 차게 먹을 때에도 한국 맥주와는 달리 맥주 각각의 그리고 본연의 특색과 맛이 아주 잘 살아있지요.

이런 맥주들을 여기 영국에서는 늘 언제 어디서나 마음껏 먹을 수 있다는게 저 처럼 맥주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참 큰 행복입니다.

다양한 펍에서 맛 보는 지역 맥주들과 사이다 (사과로 만든 맥주)도 빼놓을 수 없는 매력 포인트 중 하나인데요, 제가 머물고 있는 Yorkshire 지방에는 에일 맥주가 유명한 바람에... 저는 사실 지역 맥주들을 막 찾고 맛 보고 다니지는 않습니다;;

(저는 에일 맥주 별로 안 좋아합니다... 탄산 없고 미적지근하게 먹는 향이 강하고 뒷 맛이 쓴 맥주거든요.... 저는 밀맥주와 라거를 사랑합니다.)

그래도 에일 맥주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Yorkshire에 오셔서 다양한 펍에서 수십가지 종류의 지역 에일 맥주를 경험해 보시는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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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사진에 나온 Hop House 13은 아일랜드의 기네스에서 나온 라거 맥주로 제가 가장 사랑하는 맥주입니다! 혹시 보시게 된다면 꼭 마셔보세요.

3. 새롭고 다양한 문화들과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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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문화는 한국과 참 많이 다릅니다. 거의 뭐 지구 반대쪽에 붙어있으니 당연히 그렇겠죠.

지난 19화 글에서 소개해 드린 것처럼 사소한 행동적인 문화부터 생각하는 방식이나 남을 바라보는 시선까지 다 새롭습니다.

이런 새로운 문화와 만나고 접하게 되면서, 저는 비로소 우물 안 개구리를 벗어 날 수 있었습니다.

한국을 벗어나 이렇게 영국에서 살게 되면서 '아 내가 얼마나 좁은 세상에서 좁은 생각으로 살고 있었는지' '왜 한국에 머물고 있는 내 친구들이 눈 앞의 나무만 보고 있는지' 정말 크게 깨달았습니다.

거의 뭐 인생을 바라보는 관점이 확 뒤바뀌었고, 세계를 더욱 더 넓게 볼 수 있게 되었죠.

숲을 바라볼 수 있는 안목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은 영국에서 (혹은 다른 나라라도 마찬가지로) 살면서 얻은 큰 깨달음 중 하나입니다.

4. 마음껏 떠나는 저렴하고 황홀한 유럽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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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작 1년 6개월 남짓한 기간 동안 영국에 머물러 있었을 뿐인데, 제 여권은 각양 각국의 도장들로 가득 합니다.

사실 영국 유학 오기 전, 여권을 새로 발급 받으러 갔을 때 '돈 아껴야 되니까 방학 때도 늘 그냥 영국에 붙어 있으며 공부하거나 영국 여행이나 소소하게 해야지'하는 마음으로 장 수가 적은 조금 싼 여권으로 발급 받았었습니다.

하지만... 진짜 후회하고 있습니다. 아니 무슨 벌써 여권 페이지가 거의 가득 차서 다음에 한국 돌아가면 새로 여권을 발급 받아야 할 판이니.... 어휴 제가 어리석었습니다ㅋㅋㅋㅋ

제가 유난히도 여행을 좋아하는 성격이기도 하지만, 영국에 있으면서 유럽권의 다양한 나라로 여행을 가기는 정말 쉽고 정말 저렴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옆나라 일본 여행가거나 심지어 제주도 여행가는 것 보다 싸게 칩니다. 물론 사전에 미리 계획을 잘 짜고 비행기를 미리 알아 봤을 때의 얘기지만요.

지난 1년 반 동안 저는, 오스트리아 2번, 폴라드 2번, 체코, 독일 등 총 6번의 유럽 여행을 갔고 (전부 최소 5일 이상의 여행이었습니다.) 다가오는 4월 이스터 방학 때와 그리고 6월 여름 휴가 때 또 다른 두 번의 여행을 계획 해 두었습니다.

모든 여행은 총 경비, 즉 숙소 비행기 생활비 등등을 다 합쳐서 350 파운드를 넘긴 적이 없습니다. 50만원 정도죠.

심지어 두 번의 여행은 그 나라에 살고 있는 친구 집에서 머문터라 15만원도 쓰지 않았습니다...!!

한국에서 위의 국가들을 여행했다면 어휴, 돈도 돈이고 시간도 시간이고 또 자주있는 기회가 아니다 보니 막 여유없이 빡세고 정신 없게 여행하게 되겠죠?? 제가 20살 때 그랬었거든요ㅎㅎ

유럽에서 산다는건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참 복 받은 일입니다.

5. 여유가 있는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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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의 생활은 여유가 있습니다.

참 묘하게도 한국에서 살 적에는 늘 여유가 없었습니다. 뭔가 항상 쫒기듯이 살았었습니다.

빨리 진로를 찾아야지, 남들 자격증 딴다는데 나도 뭐라도 하나 배우거나 따야지, 꼭 좋은 성적 받아야지, 취업은 이십대 중반 쯤에는 해내야지 등등

사회적 분위기과 그 묘한 압박감에 너도 나도 다 보이지 않는 뭔가에 등 떠밀리며 살고 있다보니 나도 괜시리 가슴 한쪽이 답답하게 죄여오는 그런 여유 없는 삶의 연속이었습니다.

영국에 온 뒤로는 그런 느낌이 없습니다. 물론 비슷한 고민을 하지만, 좀 더 여유롭게 하게 됩니다.

생활면에서도 실제로 매일 즐겁게 요리도 해 먹고 주말이면 꼭 쉬고 (시험 기간이 아니라면), 방학 때는 정신없이 뭘 하는게 아니라 여행을 가고.

사회적인 분위기가 이래서 그런지, 이상하게도 할 일 다 척척 잘 해나가면서도 참 생활에 여유가 있습니다.

6. 비교하거나 판단하지 않는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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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언급했던 여유가 있는 생활과 연관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가장 나를 숨막히게 했던 건, 비교하고 판단하는 문화였습니다. 외국에 나와서 사시는 많은 분들이 가장 크게 한국 문화의 문제점으로 꼽는 부분이기도 하죠.

내가 뭘 하든 내 일이고 내 상관인데, 한국에서는 참 여러 사람들이 이래라 저래라 이렇다 저렇다 지적하고 비교하고 평가합니다.

아니 뭐 크게 굵직한 인생에 대해서가 아니라도 외모나 옷 입는 거 뭘 먹는 거 등등 일상의 모오든 것들에 대해서 비교하고 판단합니다.

지금에서야 저런 문화가 아닌 곳에서 지내고 있다 보니, 저게 얼마나 숨막히고 어리석은 문화였는지 깨닫게 됩니다.

영국에 와서 살며 스트레스가 많이 없어졌다는 한국 유학생 친구들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저런 보이지 않는 압박으로 부터 벗어나니 인생이 참 살맛나 집니다.

유행에 왜 그리 지독히도 한국은 민감한지, 정해진 길에서 벗어나는 걸 왜 그리 한국에서는 못 마땅해 하는지, 창의력과 다양성이 국가 차원에서 그리고 길거리에서 조차도 죽어가는 대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던 겁니다.

(물론 저런 혹독한 환경에서 더욱 빛을 발하며 여기 영국에서 보다도 더 창의적이고 다양한 사람들이 한국에도 있지만 저는 일반적인 다수를 말하는 겁니다. 아 그리고 물론 제 개인적인 의견이기도 합니다.)

7. 미세먼지 없는 깨끗한 공기

요거는 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요즘 한국 공기 때문에 매일 참 골머리를 썩고 있죠?

서울의 경우 자체적으로 발생되는 미세먼지 + 그놈의 중국발 미세먼지로 숨막히는 나날의 연속이라고 들었습니다.

영국의 공기는 폐를 정화시켜 줄 정도의 깨끗한 공기입니다.

뭐 런던은 다른 곳에 비해서는 조금 탁하긴 하지만 그래도 한국에 비할 바는 아니죠...!

생각보다 굉장히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비가 좀 자주오고 날이 자주 우중충 꾸리꾸리한건 여전히 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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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이번에는 영국에 살면서 좋은 점들에 대해서 살짝 얘기 해 보았는데요.

혹시 다른 이미 영국에 와서 살고 있는 분들도 제 생각에 공감을 하실지 궁금하네요.

여튼 영국에서 사는 것! 나름 좋습니다!

가끔 한국이 참 그립긴 하지만요.

영국이 조금만 더 한국과 가까이 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고 늘 생각하게 되네요.

그만큼 서로 다른 나라지만 각각의 매력이 있는 나라입니다.

종종 친구들이 제게 묻는 질문인데, 영국과 한국 둘 중에 어디서 살고 싶냐고 묻는다면 저는 60세 전까지는 (둘 중에서 고르라면) 영국에서 살고 싶습니다. 5번과 6번의 이유 때문에요ㅎㅎ

60세 이후에는 의료 인프라 때문에도 그리고 또 5번과 6번의 문제가 경제적으로 또 사회적으로 자리를 잡은 뒤 인지라 해결이 될 거기 때문에 (한국의 나이 문화를 역이용 해서..!!) 한국에서 사는게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이만 또 다른 주제로 다음에 돌아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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